지난 주말 아이들과 함께 문구점을 다녀왔다. 그 다음날이 겨울방학이 끝나는 개학일이었으니 당연히 필요한 것이 많았다. 이것 저것 봉투에 담고 문방구에서 나왔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가다가 남들에게는 평범하지만 나같은 애견인들에게는 의미있는 특이한 광경을 보았다.
어느 어머니와 아들이 길을 걷고 있었다. 아들은 약 5~6세 정도 되어 보였다. 그런데 그 일행에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작은 강아지 한 마리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 어머니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걸어가면서 자신의 어린 아들은 혼자 걷게 하였다.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은 충분히 앞가림을 한다고 생각한 반면 생후 4~5개월 된 강아지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 파피용(우)과 시추(좌). 이 사진은 본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
이런 장면은 여러가지를 의미한다. 개라는 동물이 가축이나 애완의 목적이 아닌 완전히 가족 구성원의 일원이 되었다는 뜻이다. 세상 그 어느 종족이 다른 동물을 안고 다니면서 자신의 자식을 혼자 걸어가게 하겠는가? 오직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다.
개의 입장에서보면 생물학적으로 자신의 부모는 아무 의미 없는 존재일 뿐이다. 오직 자신과 함께 사는 주인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중요할 뿐이다. 이는 대단한 사회적 연대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지구에는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은 외로운 존재다. 다른 동물과의 공생 노력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외 없는 규칙이 없듯이 오직 개에게만은 예외로 하고 있다. 인간을 외롭게 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인 개와 사람의 동행이 앞으로도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